고등문학 (1) 썸네일형 리스트형 운수 좋은 날 - 현진건 (Lucky Day - Hyun Jin-gun) 운수 좋은 날 현진건 눈이 올 듯하더니 눈은 안 오고 얼다가 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. 이날이야말로 동소문 안에서 인력거꾼 노릇을 하는 김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 운수 좋은 날이었다. 첫 번째에 삼십전 , 두 번째에 오십전 - 이 팔십 전이라는 돈이 그에게 매우 유용했다. 칼칼한 목에 술 한 잔도 적실 수 있고 그보다도 아픈 아내에게 설렁탕 한 그릇도 사다 줄 수 있었다. 그러나 그의 행운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. 그 학교 문을 돌아 나올 때였다. 뒤에서 “인력거!”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난다. 자기를 불러 멈춘 사람이 그 학교 학생인 줄 김첨지는 한 번 보고 짐작할 수 있었다. 그 학생은“남대문 정거장까지 얼마예요.”라고 물었다. “남대문 정거장까지 말씀입니까.”하고 김첨지는 잠깐 주저하였다. 집을.. 이전 1 다음